꿈의 시가총액으로 불리는 시총 '1조 달러'를 달성했지만 창고 근로자 등에 대한 노동착취 논란이 제기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시간당 최저임금을 15달러로 인상하기로 했다.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아마존은 오는
11월1일부터 최저임금 인상이 적용될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미국에서 종사 중인 25만 명의 근로자들과 10만
명의 계절적 임시직(seasonal holiday employees)이 최저임금 인상 대상이다. 아마존 근로자들의 최저임금은 그동안 근무지가 어디냐 등에 따라 차별적으로 적용돼온 것으로 전해졌다.
WSJ은 네브래스카주 오마하 창고에서 일하는 정규직 근로자의 시간당 최저임금은 12.25달러에
시작하는 반면 위스콘신주의 매디슨에서 비슷한 일을 하는 근로자는 11.0달러가 출발점이라고 전했다. 또 소비자 관련 서비스 재택근무를 하는 파트타임 근로자들의 최저임금은 10달러에서
시작한다.
제프 베저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비판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골똘히 생각하고 우리가 앞서 나가고 싶다고
결정했다"면서 "우리는 이 같은 변화에
신명이 나 있고 우리의 경쟁자들과 다른 대규모 기업들이 우리와 동참하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경쟁기업들도 최저임금 인상에 동참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은
또 10여 년 전에 설정된 현재의 시간당 7.25달러의 연방
최저임금을 인상하기 위해 의회에 대한 로비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마존은 또 다음달 1일부터 영국에서도 3만7000명의 정규직 및 임시직에 대한 최저임금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시간당
최저임금을 런던에서는 10.50파운드(13.60달러)로 나머지 영국 지역에서는 9.50파운드로 올리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영국내 25세 이상 아마존 근로자의 최저임금은 7.83 파운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WSJ은 아마존의 이 같은 최저임금 인상 조치에 대해 "아마존이 창고 근로자에
대한 급여와 혜택 등과 관련해 비판에 직면한 가운데 나온 조치"라고 설명했다.
아마존 근로자의 중간 연봉은 3만4123달러로
미국 중간 개인 소득 3만1000 달러보다 조금 높다.
그러나 창고 근로자나 배송 운전기사 등 50만 아마존 직원의 상당수가 시간당 13달러의 초봉 열악한 작업환경 등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정부의 푸드 스탬프와 같은 보조금에
의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31명의 전.현직 아마존
배달 종사자들을 만나 인터뷰한 결과 상당수 운전기사가 제대로 급여를 받지 못하거나 초과수당을 못 받았다고 답했고 배달 시간을 지키기 위해 신호를
어기고 과속운전을 하거나 운전 중 병에 배뇨한다고 답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아마존의 '노동착취'를 겨냥한 법안을 발의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지난 11일 전한 바 있다. 법안 이름은
'악덕 기업주 보조금 제로 법안'이다.
500명 이상을 고용한 회사를 대상으로 한 이 법안은 시간당 15달러 미만의 근로자들이
정부로부터 받는 푸드 스탬프 주택 바우처(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거주 자금 지원제도) 학교 점심 의료 지원 등의 혜택에 대해 100% 고용주로부터 세금으로
환수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법안은 15달러 미만을 받는 종업원들의 정부 혜택을 시간당 5달러로 계산해 세금을 부과하게 돼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아마존을
정조준한 것이라면서 "그래서 '베저스 중단법'이라고 부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