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가 오는 17일 마리화나(대마초)를 합법화하는 세계 2번째 국가가 된다.
지난해 남미의 우루과이가 가장 먼저 마리화나에 대한 법적 규제를 풀었지만 캐나다의 시장이 훨씬 크다.
캐나다가 근 100년에 걸친 금지 조치를 푼 것은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악속한 사회적 변화의
일환이다.
음성적으로 거래되는 마리화나 시장을 규제와 세금을 매기는 쪽으로 양성화하자는 요구가 커진 데 따른 결과물이기도 하다.
합법화에 따라 마리화나는 물리적으로 각주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고 온라인과 우편을 통한 판매도 가능하게 된다.
또한 마리화나 재배농가를 상대로 아무런 제한 없이 자금 대출과 투자 활동도 이뤄질 수 있게 된다.
다수의 주정부가 의료용 혹은 21세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기호용 판매를 허용하고 있음에도
연방정부 차원에서 마리화나에 달린 족쇄를 단단히 유지하고 있는 미국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AP통신이 캐나다 각주에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합법화가 발효되는 당일 전국적으로 최소한
109개의 소매점이 문을 열 것으로 예상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 숫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당분간은 말린 꽃이나 씨앗, 캡슐, 용액 형태로
판매되겠지만 내년에는 마리화나 성분이 들어간 식품, 농축액의 판매도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와 앨버타 등 몇몇 주 정부는 허가를 받은 생산자로부터 마리화나를 구매하고 이를 창고에 저장하며 소매점과온라인 고객들에게
배송하는 유통 과정 전반을 감독하기로 했다. .
반면에 뉴펀들랜드주 등은 생산자가 직접 소매점에 제품을 공급하거나 우편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배송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상대적으로 유통과정에 대한 감독 수준이 낮은 셈이다.
캐나다 정부는 마리화나 1g당 1캐나다 달러
혹은 10%의 세율 가운데 높은 쪽을 택해 세금을 부과할 수 있다. 세수의 4분의 1은 연방정부에 귀속하고 나머지는 각주에 환급하는 것으로 돼
있다.
연방정부는 각주 정부가 자체적으로 마리화나에 세금을 매겨 재원을 늘릴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내년부터는 지방세도 함께 부담해야 한다.
일부 주정부가 마리화나의 직영 판매점을 운영키로 했지만 다른 주 정부는 민간인에 영업 허가를 내주는 방향을 택했다.
한편 대부분의 주 정부는 주민들에게 가구당 최대 4포기의 대마초를 재배할 수 있도록 결정했다.
캐나다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온타리오주에서는 내년 4월까지는 마리화나 소매점을 찾아볼 수
없을 전망이다. 새로 들어선 보수파 정부가 직영 판매점 설치 계획을 취소하고 민간인들에게 판매 허가를
내주는 방향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전 당시 미국의 병역 기피자들이 대거 물려든 탓에 1970년대부터 마리화나 문화가
꽃피웠던 브리티시 컬림비아주도 비슷한 처지다. 지난해 선거를 통해 주정부가 교체된 영향으로 오는 17일 문을 열기로 돼 있는 국영 판매점은 1개에 불과하다.
반면에 앨버타주에서는 당장 17개 판매점이 영업을 시작하고 1년 안으로 250여개의 판매점이 속속 문을 열 에정이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에서는 현재 수십개의 마리화나 판매점이 불법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당장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장차 무허가 판매점들은 폐쇄하겠다는 것이 주정부의 입장이다.
이에 따라 많은 불법 판매점들이 당국에 영업 허가를 신청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부 판매점들은 영업을 지속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연방정부는 합법화 조치의 발표를 앞두고 120건의 마리화나 생산 허가를 발급했다. 허가를 취득한 일부 생산자는 대대적인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최근 미국 기업으로부터 40억 달러의 출자를 받은 캐노피 그로스가 대표적이다. 코로나 맥주와 로버트 몬다비 와인, 블랙 밸벳 위스키 등을 생산하는
미국 주류회사 콘스털레이션이 이 회사에 거액을 투자한 것이다.
오랫동안 대단위의 토마토 농장을 운영하고 있던 빌리지 팜스 인터내셔널은 마리화나 생산 허가를 취득한 에머럴드 헬스 세러퓨틱스와 합작회사를
세웠다. 빌리지 팜스 측은 현재 지난해 토마토 농장을 마리화나 농장으로 탈바꿈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