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금거래 줄고 카드결제 증가 ‘캐시리스 사회
▶ “현금 안 받아요” 확산 속 송금앱 이용 급증
#한인타운에서 일하는 유모씨는 최근 황당한 경험을 했다. 회사 간부의 은퇴를 축하해주기한인타운에 위치한 ‘한국트로피’에 200달러
상당의 감사패 주문을 의뢰한 뒤 완성된 감사패를 찾으러 갔을 때 업주는“카드머신이 없다”는 이유로 현금 또는 체크 결제를 요구했다. 당시 현금이 없었던 유씨는 어쩔 수 없이 타운내 한 은행 ATM에서 200달러를 뽑아 업주에게 지불했다. 유씨는“감사패 주문 당시 카드를
받지 않는다는 말이 없었다”며“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카드를 안 받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미국이 ‘캐시리스’(Cashless) 사회로 향하고 있지만 한인타운 내 일부 업소들은 아예
카드를 받지 않거나 일정금액 이하를 구매하면 현찰만 받고 있어 고객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경제 전문매체 ‘마켓워치’가 12일 ‘닐슨 보고서’ 조사 결과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미국에서 현금 거래는 약 7% 감소했으나 크레딧카드와 데빗카드를 활용한 카드결제는 무려 50%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켓워치는 또한 뉴욕, 시애틀, LA 등 다수의
도시에서 오히려 현금결제를 거부하며 카드만 받는 업소들이 크게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현금결제를 거부하는 한 주류업소는 “고객으로부터 받는 팁을 종업원들에게 배분하는 문제, 마감
후 정산 문제 등 현금결제와 카드결제를 병행할 경우 발생하는 여러 부정적인 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해 카드만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올해 초부터 보스턴을 제외하고 가주와 뉴욕 등 27개 매장에서 현금은 받지 않고 모든 고객으로부터
카드만 받기로 결정한 샐러드 전문 레스토랑 ‘텐더 그린스’(Tender Greens)는 “전체 매출에서
현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7%에도 못 미친다”며 “카드 결제시 4~5초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카드사에 따라 25달러 미만은 서명을
안해도 돼 편리하다”고 밝혔다.
마켓워치는 또한 현금 결제가 감소하고 카드결제가 증가하면서 여러명이 함께 식사를 한 후 한명이 대표로 결제를 하면 나머지 사람들은
‘벤모’(Venmo), ‘젤레‘(Zelle), ’스플릿와이즈‘(Splitwise) 등 송금앱을 통해 금액을 송금하거나 ’삼성페이‘, ’구글페이‘, ’애플페이‘처럼 자신의 스마트폰에 카드 정보를 입력해 아예 지갑조차 갖고 다니지 않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A 한인타운의 경우 트로피 제작업체, 세탁소, 디저트
전문점, 베이커리 등 일부업소들은 여전히 현급 결제를 고집하거나 10달러
이상 등 일정금액 이상을 소비할 경우에만 카드를 받고 있어 많은 고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입부 업소들이 카드결제를 기피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카드수수료(Swipe fee)를 내지
않기 위한 목적이란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카드를 긁을 때마다 발생하는 결제 수수료는 결제 금액에 비례하는 것이 아니라 건당 60~80센트가
일률적으로 붙기 때문에 소액 결제일 경우 업주가 오히려 손해를 본다는 것.
이런 이유 때문에 아예 내부 영업방침을 정하고 카드 단말기를 사용하지 않는 업소들이 종종 눈에 띈다.
한인타운에서 일하는 김모씨는 “최근에 현금이 없는 상태로 10달러 미만은 카드결제를 받지
않는 디저트 가게를 방문해 어쩔 수 없이 커피와 함께 빵을 구입해 10달러를 맞춘 적이 있다”며 “요즘은
길거리에서 음식을 판매하는 푸드 트럭도 제한 없이 카드결제를 환영하는데 아직도 한인타운에는 카드결제에 제한을 두는 업소들이 많아 시대에 뒤떨어진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