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은행의 행장이 대출사기 혐의로 연방 당국에 체포되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
충격을 주고 있다.
뉴욕에 본부를 둔 노아은행의 신응수(56·미국명 에드워드 신·사진) 행장이 연방 중소기업청(SBA)
대출 사기와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연방 검찰에 전격 체포됐다.
연방 검찰 뉴욕남부지검은 29일 신응수 행장을 SBA 대출사기
모의와 뇌물수수, 뇌물수수 모의, 횡령·착복 등 4가지 혐의로 체포·기소했다고
밝혔다.
기소장에 따르면 신 행장은 지난 2009~2012년
SBA의 7(a)대출 프로그램을 이용해 뉴욕과 뉴저지 지역의 스몰비즈니스 업체에 대출을
해주는 과정에서 A씨를 브로커로 내세워 A씨가 받은 커미션의
일부를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신 행장은 A씨가 실제 아무 역할을 하지 않은 SBA 대출건에 대해서도 A씨를 브로커로 명시하고 커미션을 받도록
한 뒤 이중 일부를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신 행장은 커미션을 착복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A씨가 운영하는 부동산 회사 2곳을 이용하기도 했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기소장에 따르면 신 행장은 2011년 4월1일 은행을 통해 뉴저지의 한 사업체에 500만 달러 규모의 SBA 대출승인을 해준 뒤 3만7,500달러의
커미션을 A씨에게 전달하고 이를 A씨가 운영하는 회사에 입금시킨
뒤 이중 2만5,000달러를 챙긴 혐의다.
또 같은 수법으로 2011년 6월3일에도 뉴욕 소재의 한 사업체에 435만 달러의 SBA 대출을 승인해주고 4만3,000달러를
커미션으로 받은 뒤 2만 달러를 챙겼으며, 2012년 4월1일에도 155만 달러의 SBA 대출 승인해주고 7,875달러를 몰래 받았다고 검찰은 밝혔다.
이밖에 2012년 4월17일에는 500만 달러 규모의
SBA 대출에 대한 커미션 5만 달러 중 1만
달러를 착복했다는 게 검찰의 기소 내용이다.
특히 신 행장은 자신이 재직 중인 노아은행을 통해 자신에게 지분이 있는 사업체에 SBA 대출을
받도록 해 SBA 규정을 위반하고 이익을 취득한 혐의도 받고 있다.
신 행장은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2010년 12월1일 맨해턴 소재의 한 사업체에 95만 달러를 SBA대출을 승인했는데, 이 사업체는 신 행장과 브로커 A씨가 비밀리에 지분을 50%대50%의
파트너십으로 소유하고 있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그러나 은행에 제출한 대출 신청서류에는 신 행장의 소유권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고, 이
사업체는 이후 2014년 10월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지면서
결국 SBA에 61만1,491달러의
손실을 안겼다. 신 행장은 또 2009년 5월31일에도 뉴욕의 한 사업체에
100만 달러 SBA대출을 승인했는데, 이 사업체
역시 A씨와 신 행장의 부인, 제3자 등이 공동 소유하고 있었다. 특히 조사 과정에서 이 사업체 계좌에서 15만 달러가 신 행장 부인의 계좌로 이체된 사실이 확인됐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신 행장이나 아내가 사업체에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었기 때문에 SBA 규정상 대출이
승인되는 것은 불법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신 행장은 뉴저지 지점을 오픈하기 위해 공사를 맡긴 업체로부터
받은 리베이트 3만9,000달러를 A씨 회사 계좌에 입금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신 행장은 이 같은 혐의들로 유죄가 선고되면 최대 30년 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제프리 버먼 뉴욕남부지검장은 “신씨는 자신과 연관된 사업체가 불법적으로 SBA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자신의 지위를 이용했으며, SBA 대출에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은 제3자를 내세워 커미션을 챙겼다”며 “아메리칸드림을 이루기 위해 제공되는 SBA 대출을 악용한 신씨는
이제 법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방 검찰은 이번 조사를 위해 국토안보부(HSI)와
SBA 조사국, 연방예방예금보험공사 조사국(FDIC-OIG),
연방수사국(FBI) 등의 합동수사를 펼쳤다.
이와 관련 노아은행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비상 상황에 대비해 마련한 업무 승계 계획에
따라 안현준 전무(CFO)를 임시 행장 겸 대표이사로 임명했다”면서 “신 행장 기소 사건은 신 행장 개인과 관련된 문제로 은행과는 전혀 무관하며 은행은 어떠한 혐의나 조사를 받지
않고 있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은행 측은 또 “현재 신응수 행장이 받고 있는 혐의는 10년 전에 발생한 사건으로
은행의 경영 상태나 재무제표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을 확신한다”며 “은행 업무는 평소와 같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것이며, 고객의 예금은 FDIC 예금 보호법에 따라 안전하게 보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노아은행은 지난 2010년 로얄아시안뱅크를 한인 투자자들이 매입하면서 출범한 자산
약 4억 달러 규모의 순수 한인자본 은행으로 뉴욕과 뉴저지, 필라델피아
등에 5개 지점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