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통신위원회(FCC) '망 중립성(Net Neutality)' 폐지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지난 14일 '망 중립성(Net Neutality)' 폐지를 결정(찬성 3, 반대 2)하면서 소비자와 스몰비즈니스 업주 등에 미칠 부정적 효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한 구글이나 아마존,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거대 IT 기업들의 반발도 거세다.
'망 중립성'이란 버라이즌이나 티모빌, 스프린트처럼 통신망이 있는 사업자가 이 망을 이용하는 서비스 사업자(구글, 아마존과 같은 IT 및 전자상거래업체)들을 속도나 품질 면에서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런 망 중립성이 폐지되면 넷플릭스나 페이스북처럼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서비스는 접속 속도가 크게 떨어질 수 있다. 속도를 올리기 위해서는 망 사업자가 요구하는 정책에 순응할 밖에 없게 된다. 또 서비스 사업자가 속도를 높이려면 많은 비용이 필요한데 그 비용을 고스란히 소비자들에 전가할 가능성이 높다.
그나마 거대 기업들은 그런대로 망 사업자의 가격 인상을 다양한 방법으로 소화할 수 있겠지만 스몰비즈니스 업주들은 고심이 더 크다. 사용량이 많은 대기업들은 망 사업자와 패키지 딜을 해서 가격을 낮추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지만, 스몰비즈니스 업체들은 소비자들에게 비용을 전가했다가는 경쟁력을 잃어 아예 시장에서 도태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직은 망 중립성 폐지 이후의 상황이 구체화하지 않아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지만 우려감이 높은 것은 분명하다.
최근 전국의 1000개 스몰비즈니스 대표들은 FCC에 보낸 메일을 통해 '망 중립성이 없으면 망 사업자가 시장에서 사업 성공자와 실패자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근심 섞인 전망을 전하기도 했다.
통신망 사업자인 버라이즌의 경우, 넷플릭스와 비슷한 스트리밍 자회사 파이오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경쟁사의 트래픽을 아예 차단한 뒤 추가 요금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현재 일정액만 내면 무제한으로 인터넷을 쓸 수 있는 소비자들도 예전처럼 인터넷 사용량에 따라 요금을 내는 '인터넷 종량제'로 회귀할 수도 있다. 무료로 쓸 수 있는 구글과 페이스북도 결국 '헤비 유저'들 위주로 요금을 요구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망 중립성 원칙 폐지를 주도한 FCC의 아짓 파이 위원장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취임한 대표적인 망 중립성 반대론자다. 파이는 망 중립성 폐지로 수혜를 보게 될 통신망 사업자 버라이즌 출신이다. 파이 위원장은 서비스 사업자와 소비자들의 반응에 대해 "망 중립성 폐지로 망 사업자들이 얻게 된 이익은 차세대 인프라 구축을 위해 투자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편, 이번 망 중립성 폐지로 사라져 가던 카탈로그나 플라이어 홍보 방식이 다시 각광을 받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또, 데이터를 압축·절약해 유통시킬 수 있는 '데이터 압축 기술' 등이 중요해지면서 메모리·반도체 산업도 장기적으로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